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된 분의 이야기(feat. 정리해고)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 예스24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만약 직업이 없어진다면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점점 채용을 줄이고 있고, 비슷한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 곧 문을 닫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사업을 하는 지인이 생산이 줄어들어 30년 이상 회사에서 근무한 직원들을 정리해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직장인인 나도 언젠가 저런 일을 또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으로 이 영상을 봤다.

유퀴즈에도 나왔었고, 나는 이분의 책도 읽었었는데 구글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것도 대단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게 정말 멋있어보였다.

근데, 이렇게 열심히 사는 분이 구글에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6년 간 일했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를 받는다?

몇 년 동안 일했던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았던 경험자 입장에서 그 고통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지금은 '풋'하면서 웃어넘기는 일이 되었지만, 당시에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인생이 망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이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나를 잘라?' 울면서 그대로 회사를 나가버렸다.

시간이 지나 생각하면 그게 오히려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 그 분노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다른 분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때 정리해고로 잘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나는 회사에 온갖 정을 붙이고 노예처럼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때의 경험으로 나는 깨달은 게 있는데,

1) 회사의 가치와 내 가치를 동일 시 하지 말 것

2) Plan B를 늘 세워놓을 것

2가지다.

좋은 회사에 다녔을 때는 내가 아주 뛰어난 존재인 줄 알았다. 근데, 회사를 나오니 나는 이도저도 아닌 인간이었다. 남들 앞에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애매한 인간.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으니 늘 Plan B를 세워놔야 한다.

당시 권고사직을 당했으나 회사에서 다른 운영비로 인건비를 지급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나는 이를 갈고 그동안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 대학원을 준비했고, 합격했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또 똑같은 상황이 생겼다. 이제는 그 운영비에서도 인건비를 주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근데, Plan B를 세워놓은 그 시점에서 그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담담했다. 처음엔 울면서 도망쳤지만,

두번 째 권고사직 얘기를 들었을 때는 새로운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봐야 하니 이번 주에 당장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거의 3일 만에 퇴사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몇 년 동안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회사 안에서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도 막상 그만두니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물론 내가 이런 상황을 당했을 때, 나를 끝까지 챙겨준 전 직장 상사 분과는 아직도 연락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회사에서는 최대한 직장동료들과 정을 나누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직장에서 푸념 늘어놓을 시간에 자기계발에 시간 투자를 해서 더 빨리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회사에서 '나는 언젠가 나갈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회사 업무에는 최선을 다하되 Plan B를 꼭 세워놓

사회초년생 때는 회사 외에 재테크 공부같은 건 하지도 않았다. 주말에도 크리스마스에도 나와서 일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틈나는 시간에 재테크 공부를 하고, 내가 지금 일을 그만두었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만약 지금 회사에서도 똑같이 권고사직을 당하게 된다면, 오히려 감사할 것 같다.

지금 조금씩 도전하고 있는 일들의 파이를 확대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