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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기/멘탈관리

때론 포기할 줄도 알아야한다.

by 모어댄 2023.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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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알고리즘이 떠서 '2023 고시원 르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20년 전 희망찬 마음으로 40대에 고시공부를 시작했던 한 고시생의 삶이 나왔다. 그로부터 20년... 그는 백발의 60대가 되었고 여전히 고시원에 살고 있었다. 이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 분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고시공부를 준비해보진 않았지만, 나도 저 분처럼 무언가에 희망을 갖고 계속 준비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심정을 너무나 알 것 같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수능을 3번 봤다.

주변 사람들이 가끔 수능얘기를 하면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 시절이 너무 힘들었기에 아무말을 하고싶지 않다.

내신에 비해 수능 점수가 유독 안좋게 나왔다. 10곳 넘는 곳에 수시 지원을 했지만 떨어졌다. 나는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었고 그나마 잘하는건 성실하게 공부하는 거였다. 근데 성적은 그거만큼 잘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공부랑 잘 맞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근데, 내가 그나마 해봤던게 이거니까 계속 공부를 했다. 그때는 부모님 말을 잘 듣는게 미덕이라고 여겼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 말을 듣지 말걸. 내가 그냥 좋아하는거 찾아서 빨리 성공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모든 것에 다 떨어지니 4년제 포기하고 전문대 수시를 넣는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과 가족들이 말렸지만 나는 솔직히 후회되지 않았다. 할만큼 했고, 그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그냥 죽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주변 조언으로 4년제를 고집해서 억지로 수능끝나고 정시까지 준비하게 했다면 지금 세상에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죽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이정도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내게 공부 재능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탓하고 싶진 않았지만, 나는 공부가 유전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걸 그제서야 인정하게 되었다. 아니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안좋은 환경에서 자라와서 일수도.

그런데 가끔씩 엄마는 내 상처를 비집고 들어와서 전문대를 선택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미 그 생각을 잊고 있고 그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계속 그렇게 얘기했다.

그래서 20대 초기에는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수능을 2번 더 봤다. 하지만,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했고, 더 안좋은 성적을 받았다. 집안 사정으로 일을 그만둘 순 없었다. 

3번째 수능을 보고 나니 '아, 나는 정말 공부와는 재능이 없구나' 라는 깨달음이 들어서 과감히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3번이나 수능을 이유는 자아성취가 아닌 자격지심때문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학벌 얘기를 하는 건 무시하면 되지만, 가까이 있는 가족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다.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것 만큼 힘든 건 없다.

지금은 자존감이 많이 올라간 편이어서, 가끔 가족들이 그런 얘기를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취업을 준비할 때도 나는 딱 3년만 준비하고 안되면, 다른 일을 하려고 했다.

그 3년을 견디기 너무 힘들었지만 죽기살기로 취업준비를 했다.

 

혹시 나와같은 상황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나는 기한을 정해두고 그 기한까지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누가 어떤 소리를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만약 스스로가 정한 기한 동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건 과감하게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포기하더라도 인생이 끝이 아니다. 생각보다 공부말고도 내가 더 잘하는 게 있다는 걸 발견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하나에 올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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