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동료와 식사를 하고 집에 가면서 채용 카페를 들어가보았다.
나는 늘 그랬다.
누군가 이직을 한다고 하면, 그때서야 채용카페를 들어가서 채용공고를 살펴본다.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내가 너무 줏대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 직장에서 나름 적응을 해가고 있는데, 이직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팔랑귀처럼 채용공고를 찾아보는 내 자신이 가끔은 좀 한심하게 느껴진다.
회사직원들은 회사를 욕하고, 이직한 직원들은 회사를 퇴사하지 못한 직원들을 안타깝게 여긴다. 어쩌면 이직한 동료들도 현재 회사에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이전에 다녔던 회사보다 낫다며 위로받고 싶어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직한 직원들을 볼 때마다 좋은 영향을 받는다. 여러 회사의 장, 단점을 들어볼 수 있고 이런 얘기들을 하다보면
'어느 회사나 그냥 다 똑같구나' 라는 허무함이 든다. 결국 어느 회사에 들어가도 남의 일을 해주는 건 똑같고, 월급이나 복지가 조금 달라지는 것 뿐이다. 정년퇴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될까? 그 전에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아니면 그 전에 회사가 없어지거나.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사는게 안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론 불안한 삶이 되는 순간이다.
파견직과 계약직을 거쳐 그렇게도 원하는 정규직이 되었지만, 이걸로 큰 안정감을 느낀 건 단 하루였다.
정년을 앞둔 나이 많은 직원을 무시하는 회사, 이직 가능성이 낮은 직원들에게 하대하는 회사를 보며 빨리 이 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이런 감정을 빨리 느끼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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