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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생활

공공기관 MZ 직원들이 퇴사하는 이유

by 모어댄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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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원 A가 퇴사했다. 벌써 몇 번째 퇴사인지 기억도 안 난다.

같은 회사에서 퇴사자가 많이 나올수록 다른 직원들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퇴사자가 많이 나오는데, 나도 퇴사를 해야 하는 걸까? 이 조직은 오래 못 가는 걸까..?'

최근 뉴스에도 뜬 거 보니 요즘 안정적인 공공기관이나 공직사회에서 MZ세대의 잦은 퇴사가 이슈인가 보다.

직원들이 줄퇴사를 하자 그제야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면담하면서 문제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MZ세대가 공공기관 등(공무원 공직사회 포함)에서 오래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이유(MZ가 그토록 힘겹게 취업에 성공했으나 울면서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은 관리자의 역할 문제이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나갈 때마다 면담을 한다. 근데, 달라지는 게 없다. 왜??

기존 직원들에게만 변화를 강요하고, 정작 관리자들은 변하지 않으니까^^

관리자들은 실무를 전혀 모르니(심지어 실무를 아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기까지...) 그냥 하라고만 업무 지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지내다가 갑자기 신입직원이 퇴사한다고 하면  '걔는 왜 이렇게 오래 못 버티고 나가는 거야? 실수도 엄청 많이 했네~'라면서 가르쳐줘야 할 신입사원을 비난만 하고 있으니(본인 때문에 나간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철면피 마인드) 이런 사달이 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MZ세대, Z세대 어쩌고저쩌고 프레임 씌어두고 일반화해서 판단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꼭 관리자들이 MZ 전체를 묶어서 '요즘 MZ 세대는~' 이렇게 얘기한다. 안 그러는 MZ세대들도 많다.

타인을 비난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나부터 돌아보는 자세를 가져야 발전할 수 있다.

요즘 본인이 관리하는 조직에서 MZ세대가 유독 많이 퇴사한다면, 그건 회사 조직의 문제이일수도 있지만 관리자 본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남부터 바꾸려고 하지 말고, 본인 자신부터 바꾸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MZ 세대들이 안정적인 공공기관(공무원 조직 포함)을 퇴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일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업무를 끝내라고 지시하는 상사


이곳에서 제대로 된 인수인계를 받을 기대 조차 하지 말아라. 일단 나의 업무를 인계해 줄 선임이 없는 곳이 대부분일거다. 선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내 업무를 가르쳐주지 못할 확률이 높다. 특히 인력이 갈려 운영되는 회사는 더 하다. 내 업무 쳐내는 것도 바쁜데, 새로 들어오는 후임 업무까지 인계해줄 시간이 없다.

관리자들은 회사 시스템도 모르는 신입들한테 일을 마구잡이도 던진다.
'이것 좀 해줘~' 근데 어떻게 하는지는 네가 알아서 찾아봐^^. 그러고선 신입들이 일을 잘 못하거나 실수하면  일을 못한다고 혼낸다.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고 훈계를 할 거면 훈계를 해야지!! 


둘째, 실무를 모르는 관리자에게 받는 업무지시


공공기관에서 남아있는 관리자들은 능력이 있어 관리자가 된 것이 아니라,  존버하다 얼떨결에 관리자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극소수 레전드로 업무처리를 잘하는 상사들은 1~2명 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업무도 모르는 사람이 그 회사 오래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관리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무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팀장이 되면 아래 직원들이 엄청난 고통 속에 일을 하다 그만두게 된다. 왜 실무를 모르면 안 되냐? 실무를 모르면 그 업무를 해내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고, 팀원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고 그냥 위에서 시킨다고 일을 던지기 때문이다.
제대로 실무를 알고 있는 관리자라면 그런 식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
실무를 알고 있으면, 그 업무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예상하고 팀원에게 업무를 배정하고, 처리가 어려운 일은 과감하게 쳐낼 수 있다. 

셋째, 월급은 쥐꼬리, 일은 산더미

공무원인 친구가 어느 날 내게 하소연을 했다.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는데, 일은 산더미 같이 시킨다고.

공직사회는 늘 그렇다. 산더미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실수가 분명 날 수밖에 없다. 근데, 사고가 터지면 '네가 실수했잖아' 이런 마인드다. 관리자들은 이런 상황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실수가 발생하면 관리자들은 신입직원이 잘못 처리했다고 상사에게 말한다. 그러니 신입사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 환멸과 분노를 느끼며 퇴사를 하는 것이다. 


넷째, 너는 안돼! 근데 나는 돼 ^^

아주 사소한 걸로 직원들을 통제하는 관리자들이 있다. 물론 관리자의 임무인 만큼 직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당연하며 이를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내로남불 마인드로 본인은 지키지도 않은 사항들을 부하 직원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부하 직원들에게는 지각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은 지각을 한다면 부하들은 상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

부하 직원들에게는 업무시간 때 잡담 하지 말라면서, 본인들은 매일 업무를 핑계로 잡담한다면?

부하직원들에게는 예산절감 사유로 제대로 된 비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정작 본인들은 풍족하게 비품을 쓰고 있다면?

이런 불만들이 쌓이고 쌓이다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실무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계획을 바꿔버리는 관리자

실무자들이 열심히 일을 해놓으면 윗선에서 갑자기 계획을 바꿔버린다. 그러면 실무자는 처음부터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 능동적이던 직원도 수동적으로 변하고 만다.

'어차피 내가 이렇게 처리해도 위에서 바꿀 테니까, 나는 그냥 하라는 대로만 할 거야'

근데 또 관리자들은 이런 부하 직원을 보며 '요즘 A직원 왜 저렇게 성의 없이 일을 하지?'라고 생각한다. 담당자에게 권한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냥 윗사람 선에서 바뀌는 계획이면 그 실무까지 위에서 다 처리를 했으면 좋겠다)

 

여섯째, 매일 야근하는 상사는 나의 미래 모습일 거야(feat. 월급루팡)

이상하다. 여기서 몇 개월을 일해보니, 10년 차인 상사는 늘 정시퇴근을 못하고 야근을 하고 있다.

이게 바로 나의 미래인 건가?

여기는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더 많은 업무를 준다. 오히려 일을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일을 안 시켜서 그 사람은 아주 한가한 월급루팡이 된다. 월급루팡들은 직장을 그만두지도 않고, 정년까지 다닐 생각을 한다. 공공기관(공무원 포함)에서는 이런 직원들을 자를 수 없으니 그냥 자리만 차지하는 사람이 된다.

일을 잘하고, 많이 하는 직원들은 계속 퇴사한다. 정원을 늘려달라고 하면 이미 정원이 충분하다고 안 늘려준다.(그럼 월급루팡들을 잘라주시던가, 그들에게도 일을 동등하게 부여하던가요.) 월급루팡들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으면서, 일만 열심히 하는 업무과부하된 신입직원들에게만 뭐라 하니

퇴사를 하겠어요, 안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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