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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생활

정규직에서 다시 계약직이 되고 싶을때

by 모어댄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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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을 몇개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계약직을 정말 오래했다. 6년 가까이 했을 거다.
계약직에서 정규직 되기가 너무 힘들었기에 나는 정규직이 되면 정말 행복할 줄 알았다. 그렇게 나는 꿈에 그리던 정규직이 되었지만, 단 하루도 행복했던 날이 없었고 지금은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계속 계약직만 전전하다가 얻게된 첫 정규직 직장에 너무 감사했던 날은 딱 하루였다. 나는 그 이후에 너무 힘들었다. 오히려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과중한 업무, 근무시간 대비 박봉 월급, 본인 말이 곧 법이라는 꼰대같은 상사, 고함치는 상사,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면박주는 상사(물론 이런 상사는 손에 꼽고, 나머지는 다 좋은 분들이다) 이런 것들에 지쳐 너무 번아웃이 왔다.
나는 지금 정규직인 회사에 다닌 이후 여러번 과거에 다녔던 회사 꿈을 꿨다. 예전 직장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꿈. 자식처럼 챙겨주셨던 직장 상사분을 보고 울었던 꿈까지.. 한 두번이 아니었다. 5번 이상은 예전 회사 사람들이 나왔다. 나는 그 회사가 참 좋았다. 비록 계약직이었고, 부당해고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사람들이 너무 따뜻했다. 그래서 계속 생각이 나는 것 같다. 그곳에서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때 그렇게 회사를 나오고 나의 상사분은 여러번 같이 일할 기회를 줬지만, 모두 안정적인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그땐 그렇게 서러웠는데 그게 다 자격지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실업급여도 잘 나와서 일부러 계약연장이나 정규직 전환을 안하고 딱 실업급여 받을 만큼만 일하고, 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계속 직장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좀 억울하고 뭔가 바보같은 기분이 들지만, 가끔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다시 계약직이 다시 되고 싶은 이유는 일의 부담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계약직이 그렇진 않겠지만, 계약직들에겐 책임을 져야하는 중요업무를 시키지 않는다. 계약직에게 인사급여, 회계 이런거 잘 안시킨다. 근데, 이게 얼마나 복잡한지,, 매년 규정들은 얼마나 또 자주 바뀌는지 담당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어차피 퇴사하면 그만이니 업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근데 정규직은 계속 본인 업무가 끝까지 따라다닌다. 업무실수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감사할 때도 징계를 받게 된다. 퇴사자는 징계를 할 수 없으니 책임회피하기가 좋다.
근데, 이거 말고는 계약직은 장점이 별로 없네. 나머지는 단점밖에 없는 것 같다.
참 사람은 이기적이다. 계약직이었을 때는 '나는 정규직만큼 일을 하는데도 왜 계약직밖에 못하는가'에 엄청 분노했는데, 계약직이었을 때 일은 정규직 업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회사에서 과거의 내 모습과 닮은 사람들을 본다. 두서없이 말하고, 너무 꼼꼼하게 하다가 숲을 놓쳐버리고, 지나치게 사람을 컨트롤 하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나에게 정말 계약직의 기회가 온다면 나는 다시 갈 수 있을까? 그때는 열정페이 받고도 일했었는데, 과연 지금도 그런 열정페이를 받으며 일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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