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에서 정규직 되기2. 모래무덤 속에서 빠져나오기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회사를 나오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면서 깨달았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계약직으로 일했을 때 나는 '내가 이 정도까지 열심히 하는데 왜 정규직이 못된 거지?', '저 사람은 나보다 하는 일도 적은데 어떻게 정규직으로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거지?'학력이 안 좋아서 이렇게 부당한 일을 당하는 건가' 등의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를 나와서 진짜 내 실력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럴만한 자격이 없었다는 것을.

자만심에서 벗어나기: 회사는 내가 없어도 아주 잘 돌아간다

그때 나는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 약간의 자만심을 갖게 되었다. 회사는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더욱더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막상 내가 퇴사해도 회사는 잘만 돌아갔다. 예전 IMF 때 많은 가장들이 정리해고와 함께 인생을 마감했다는 뉴스를 접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때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한편으로 나는 가장도 아니고, 나이가 어린 편이니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동안 회사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사회에 나와서 오랜 계약직 경력을 알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리고 직무기술서 작성이나 경력관리 따위는 하지 않고, 일만 했기 때문에 자기 PR을 할만한 데이터도 충분치 않았다.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렇게 1년 간 나는 그 잘난 자만심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리고 겸손해졌다. 예전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그렇게 나는 진정한 사람이 되고 있었다.

회사에 의지하지마라. 회사는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어느 인터뷰에서 들은 적이 있다. 회사는 딱 그만두지 않을 만큼의 돈만 준다고. 그렇다. 우리는 회사의 노예다. 돈을 받고 평생 일하지만, 부자가 되지 못한다. 한평생 회사에 몸담았지만, 결국 월급쟁이로 퇴직할 뿐이다. 예전에는 안전한게 좋은거다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며, 아무리 안전한 회사라고 생각해도 결국 언젠가 월급쟁이들은 잘린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내 능력은 부족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회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나오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이 내 인생의 진정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