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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에서 정규직 되기1. 어쩌다 계약직

by 모어댄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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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계약직만 6년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절대 계약직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대기업 파견사원 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사회 초년생이었고, 나머지 6명 정도는 20대 후반이었다. 나중에 최종 합격하고 나서 그들의 이력서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A회사 파견사원 2년, B회사 파견사원 2년... 이런 식으로 계약직 경력밖에 없는 분들이 많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시기가 대략 24살이라고 한다면, 2년 계약직 2번만 해도 벌써 20대 후반이 된다. 그렇게 계약직 경력만으로 30살이 된 사람들도 있었다. 20대 초반에 나는 그 이력서들을 보면서 '비록 나도 첫 사회생활을 계약직으로 시작하지만, 꼭 실력으로 인정받아 정규직이 되겠어'라는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나는 그들이 처했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가장 일하고 싶었던 대기업에 파견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누구보다 기뻤다. 그때 나는 '단순히 2년만 일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2년 동안 내가 가진 열정을 다 보여주겠다'라는 마음으로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왔다. 처음에는 상사분도 당황스러워하고, 경계했지만 이내 나의 실력을 인정해주셨다. 4대 보험이랑 파견회사에서 관리비 명목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내가 받는 돈은 100만 원 남짓이었다. 솔직히 첫 월급에 실망했다. 거의 열정 페이로 일했지만, 그래도 나에겐 꿈이 있었다. 

그렇게 2년을 일하고, 계약이 끝날 때 즈음 업무능력을 인정받았고, 상사분의 추천을 받아 대기업 직속 계약직이 될 수 있었다. 원래를 정규직 전환을 신청했지만, 파견사원 신분이기에 바로 전환이 어렵다는 답변을 주었다. 이때 나를 좋게 봐주셨던 상사분께서 장문의 추전서가 아니었으면 계약직 전환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2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했고, 또다시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당장 정규직 전환이 힘들다며, 대기업 내 다른 계열사 소속으로 해서 2년만 더 일할 것을 제안했다. 나는 회사와 사람들을 믿고 수락했다.

갑작스러운 해고통보

그리고 다른 계열사 소속의 2년 계약이 끝날 때쯤, 나에게는 정규직 제안이 아닌 프로젝트 계약직이라는 자리가 주어졌다. 그래도 그 계약직은 무기계약직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1년을 일했고 계약 연장을 앞둔 하루 전 사업 축소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계약직이었지만, 정규직만큼 열심히 했고 5년 이상을 함께했던 직장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사람을 내보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았다.

구두상으로 정규직 전환해준다고 몇 번을 얘기했고, 전환을 해줄 거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일부 상사들도 있었으나, 나중에 이런 상황이 닥치자 본인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때 나는 사회의 쓴맛을 보았다. 사회는 냉정하다. 그렇게 나는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게 되었고, 집에 와서 울음을 터트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밥 사주고, 응원해준 친구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내가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을 때, 직장 동료들 그 누구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나중에 본인들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을 때 나를 이해했겠지. 그 뒤로 여러 제안들을 받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또 이런저런 상황으로 나갈 위기에 처했다. 그때는 첫 번째 당했던 것이 너무 커서 그냥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오히려 설레었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두렵기도, 떨리기도 하면서 좋았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나를 응원해줬던 상사분이 밥을 사주셨고, 그렇게 나는 회사를 나왔다. 그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생 TIP) 계약직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2년 안에 무조건 나간다는 마음으로 일과 취업 준비를 병행한다. 2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퇴근 후에 여행, 놀 생각하지 말고 남는 시간 100%를 공채 준비에 투자해라! 회사 생활이 본인과 맞지 않다면, 빨리 접고 사업을 하거나, 다른 전문기술을 배워라. 

회사는 조직에 헌신하는 사람보다 능력 있는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 회사에서 오래 일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더 인정해주고 정규직으로 채용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오히려 능력있는 신입을 원한다. '여기 오래 일했으니까 나를 뽑아주겠지'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길 바란다. 

그래도 일 하나만큼은 최선을 다해 배워라. 그때 배웠던 경험들이 나중에 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추천한다.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하면, 사회에서 적어도 무시는 당하지 않는다. 특히 노동분야, 법 분야 관련한 지식이 있으면 좋다. 그럼, 나중에 이렇게 부당해고를 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게 된다(애초에 부당해고도 잘하지 않음. 전문직한테 걸리면 끝장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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