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첫 시즌, 1개 빼고 모든 기업에서 필기 탈락
취업을 준비한 첫 시즌, 1개의 기업 빼고 모든 기업에서 서류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나마 합격한 1개 기업은 서류에 관대한 곳이어서, 지원하면 거의 다 붙는 기업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 1%의 확률에도 감사함을 느꼈다. 그때 그 기업 한 곳마저도 날 탈락시켰으면, 아마 취업 자체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그때만 해도 나의 자소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나이가 많아서, 여자라서, 학력이 좋지 않아서 떨어진 거야'라는 푸념만 늘어놨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내 위주로 글을 썼다는 점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서류 합격률 6%에서 55%로 올린 비결을 공유하고자 한다.
서류 합격률 6%에서 55%로 올린 비결
합격한 자소서 많이 읽기
서류 합격률을 올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합격한 자소서를 많이 읽어보았다. 주로 취업카페 최종 합격수기, 대학교에서 무료로 연계된 취업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합격수기를 읽어보았다. 50개 이상의 합격 자소서를 읽다 보니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사담당자가 읽고 싶은 글 쓰기'와 '두괄식 쓰기'였다.
자기 분석
나는 먼저 엑셀파일로 나의 기본사항을 쭉 기록해놓았다.
학력/자격증/어학/대외활동/직무기술서 등등
이렇게 한번에 정리해놓으면, 나중에 서류 지원할 때 쓰기 편하다.
그리고 나는 어떤 분야에 적합한 사람인지 몰라서, MBTI나 홀랜드 직업검사 등 온갖 검사란 검사를 다 받으면서(학교 상담센터 또는 인터넷에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음) 나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나를 잘 알 수 있고, 내가 어떤 기업에 어떤 포지션으로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은지 판단할 수 있다.
기업분석은 기본
취업준비하는데, DART를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기업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절대 취업을 할 수 없다. 자소서를 쓸 때도 가장 첫 번째로 기업분석을 해야 한다. 처음 취업을 준비했을 때, 나는 DART가 무엇인지, 기업분석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러니 당연히 서류 합격률이 떨어질 수밖에...
아래 사이트에 접속해서 기업을 검색하면, 분기별 보고서나 사업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자소서에 녹여썼다. 정확한 %를 인용해서 쓰니, 확실히 서류 합격률이 올라갔다.
구구절절 X , 묻는 말에만 대답하기 O
취업 초기 내가 썼던 자소서는 그야말로 자소설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사람처럼 아주 구구절절 글을 썼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취업 준비할 때, 가끔 자기 자신이 비참해지고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리고 갑자기 인생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자기 연민은 참 무섭다. 그때 쓴 글은 참으로 구차해 보이는 글이었다. 그런데,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글을 읽지 않는다. 아니, 읽을 시간도 없다.
회사는 내 인생에 관심없다.
왜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할까? 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회사는 '너 우리 회사에 얼마나 관심 있어?', '너 얼마나 이 분야에 대해 알고 있어?'를 알고 싶은 것이고, 한마디로 월급을 줄 가치가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그러니 질문의 핵심을 잘 파악해야 한다.
두괄식 쓰기
두괄식 쓰기란, 쉽게 말하면 'A 업무 몇 프로까지 진행됐나요?'라고 물으면, '80%입니다.'라고 바로 대답하는 것이다. 나중에 면접을 보거나, 사회에서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두괄식 답변을 해야 한다. 업무 진행도를 물었는데, '제가 그 부분을 지금 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고, 지금 다른 부서에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이런 식으로 답변하면 윗사람들은 말을 끊거나, 답답해하거나, 당신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예시) O기업의 자기소개서 질문
지원분야와 관련된 자신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하시오. 지원분야에 대한 본인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얼마 큼의 달성을 했는지를 포함하시오.
자, 여기 예시 문항을 보자. 여기서 인사담당자들이 기대하는 답변을 아주 간략하게, 핵심만 쓰면 된다. 질문을 보면 계속 반복되는 핵심 단어가 보인다. #전문성 #노력 이 부분은 필히 들어가야 한다. 이 질문에서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지원분야와 관련된 자신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하시오. 지원분야에 대한 본인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얼마 큼의 달성을 했는지를 포함하시오.
먼저 인사담당자의 흥미를 이끄는 소제목을 잡는다. 가령, 기획담당자 분야에 지원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위에서 제시한 질문 키워드에 대한 답변을 차례로 한다. 인사담당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게, 가급적이면 질문의 답변 순서를 바꾸지 말자. 내용은 최대한 핵심만 담도록 하며, 구구절절 자기 자랑을 늘어놓지 않도록 주의한다.
<A기업에 합격했던 자소서 일부>
[OO을 기획하는 소통가]
저는 AA, BB, CC 등에서 10개 이상의 대외활동 경험으로 기획 경험을 하였습니다.
첫째, PP기자단 단체 활동에서 반장을 담당하여, 효과적인 기획과 홍보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 대비 30%의 홍보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둘째, EE기자단 자격으로, ~~ 워크숍에 참여했습니다. 그때 'DD"를 주제로 홍보기획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간략하게 2~3줄 정도의 세부 내용)
해당 경험으로 UU기관에서 시행하는 WW캠페인을 기획하고 홍보하고 싶습니다.
자소서 첨삭받기(feat. 돈 주고 첨삭받는 것은 가급적 삼가)
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자소서를 누군가에게 쉽게 보여줄 수도 없었다. 그때 나는 믿을만한 한 사람을 정해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 친구는 이미 공채 합격한 경험이 있었고, 체계가 잘 잡혀있어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가장 위험한 것은 같은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끼리 첨삭해주는 것이다. 물론, 공채에 합격했다가 여러 상황으로 퇴사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전의 공채 경험이 있기에 첨삭에 도움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취업을 처음 준비하는 학생들이니, 취업 초기엔 가급적이면 현직자나 공채 최종 합격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첨삭을 받길 바란다. 나는 한 3~4번 정도 첨삭을 받고, 그 이후로는 안 받았다. 대신 나를 분석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다.
나는 돈을 주고 첨삭받은 적은 없지만, 가급적이면 이런 건 지양했으면 한다. 차라리 혼자 셀프 첨삭을 하는 편이 더 좋다. 어차피 돈을 주고 첨삭해주는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잘 모르고, 그냥 진심 없는 복붙 첨삭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취업 준비생들의 간절함을 악용하여,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취업 컨설턴트라고 하면서, 지나친 수강료를 요구하거나 고액의 첨삭료와 교재 구매를 유도한다면 그냥 하지 마라. 무료 모의면접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청년센터 같은 사이트에 가도 많이 있고, 유튜브, 학교 취업센터에서도 무료 지원해주는 곳 많다. 제발 불안하다고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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