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는 저녁 회식을 거의 하지 않는데, 가끔 마음 맞는 동료들끼리 회식을 한다. 최근에는 직장 회식 모임에도 잘 나가진 않는다. 담을 쌓는다기 보다는 회사 안에서 인간관계를 만들고, 친분을 다지는 것들이 의미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 때를 돌이켜보면, 나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만났다.
사나와 잘 맞지 않았지만 업무로 얽혀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료와 친분을 유지한 적도 있었다.
직장 동료들과 주말에 산행도 가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1박 2일로 여행도 가봤다.
회사를 그만두면 특별한 사이라고 생각했던 그 동료들과도 그냥 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와 잘 맞았고, 그 당시에 친했던 동료라고 하더라도 일단 일을 그만두고 매일 만나지 않는 순간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는다.
퇴사 후 몇 차례 만남을 이어갈 순 있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연락이 끊긴다.
나도 굳이 만나고 싶지 않다. 어차피 그 직장을 그만뒀기 때문에 더 이상 그 회사에 미련을 갖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전 직장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그 동료들은 나와 약간 결이 맞는 사람들이어서 만났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근데, 동시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다.
그 모임에서 나만 아직도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만날 때마다 은근히 내가 지금 회사를 언제쯤 나오나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한편으론 그들이 지금 내가 다니는 직장을 욕할 때마다 나를 정말 걱정해서 그러는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얘기를 하면 마치 내가 회사를 아직도 다니고 있는 내가 비정상으로 느껴지곤 해서 사기가 저하된다.
언제는 직장동료가 축하할 일이 있어서 내가 있는 곳까지 와줬는데, 역시나 내 짐작대로 비즈니스적인 걸 물어봤다.
그때 나는 퇴사했는데도 나를 챙겨준 전 직장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직장에서 만난 사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역시 직장에서 만난 사이는 비즈니스 관계니까, 기브 앤 테이크가 명확할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항상 조심해야한다. 말 한마디를 뱉을 때도 늘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직장동료들과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친하지만, 무례하지 않아야 하고, 상대방이 내게 100을 줬다면 나도 100만큼은 줘야한다.
예전 직장동료는 내가 100을 줬지만 20도 주지 않았고, 끝에 손절해버렸다.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빠른 손절을 하길 바란다.
회사는 우정을 쌓는 학교가 아니다. 그냥 돈을 버는 곳이다.
그래서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동료와의 우정이나 감정선에 신경 끄고 그냥 일하는 AI로봇이라고 생각하면서 은퇴 준비를 하길 바란다.
결국 회사를 나오면 남는 건 가족과 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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