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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그

2021년 8월의 일상

by 모어댄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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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내 상사의 모습에서 가끔 내 과거의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된다. 내가 과거에 다른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으로 비춰졌구나. 일만 열심히 하는 인간미 없는 모습들. 여리지만 여리지 않은 척, 상처 받지 않으려고 진심을 숨기는 모습, 기분이 태도가 되는 모습... 이 모든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지난 과거를 또 곱씹으며 반성한다.

특히나 마이크로매니징하는 모습에서 너무나 닮은 과거의 내 행동들과 고민들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완벽주의자로 엄청 꼼꼼하게 1부터 10까지 신경을 썼다. 그래서 나는 후임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부탁하거나 명령하는 것을 못했다. 그냥 내가 혼자 하는게 편했다. 그래서 내가 다 했다. 후임은 일이 없어서 인터넷 쇼핑을 하고 택배를 마구마구 주문했다.

그때 내가 후임에게 일을 주지 못했던 이유는 일을 시키면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가지 일을 시켜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잘할 사람인지,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이 단번에 알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엑셀이다. 후임은 엑셀을 못했다. 정리해달라고 하면, 정말 정리만 하고 서식과 글씨체가 다 따로놀았고, 필터도 잘 걸지 못해서 데이터가 뒤죽박죽되었다. 설명을 하다가 지쳐버려 내가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근데 지금 상사를 만나면서 왜 그때 후임이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 매니징 때문이었다. 그 후임은 아마 내가 너무 꼼꼼해서 어차피 자기가 하지 않아도 내가 고칠 것이 뻔했으며, 내가 1부터 10까지 모두 하려고 하니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니 후임은 손을 놓을 수 밖에. 그리고 어차피 본인은 내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됐기에 열심히 해도 본인의 성과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거였다. 근데도 나는 그때 후임의 탓으로 돌리며, 후임의 실력을 평가절하하고 나를 우위에 세워놓고 남탓만 하고 있었다.
이제 이런 것들은 자기객관화가 되었기 때문에, 많이 고쳐지고 있다. 그리고 나의 상사도 이런 모습을 알았는지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찌질한 사람들
세상에서 제일 찌질한 사람들이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람들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자기 윗선에게는 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온갖 불만 얘기하며 감정쓰레기를 쥐어주는 사람들. 근데 본인보다 직급 높은 사람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함. 부하직원을 쥐잡듯이 잡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예전 직장의 좋았던 상사분이 생각난다. 내가 잘못한 일도 본인의 잘못으로 죄송하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고, 내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늘 본인 일처럼 도와줬던 상사분이 너무나 그리웠다.

아무튼, 찌질한 사람들이랑 통화하면 그 하루 동안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렇다고 이런 감정을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 감정전이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내가 또 열받기에...이런 감정에 에너지를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만약에 이렇게 찌질한 사람들 때문에 열받는 일이 생기면 2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1) 드라이하게 받아들이기
: 본인이 화난 걸 목소리나 톤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은 하수다. 진짜 고수는? 화가나든 슬프든 같은 톤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찌질이 같은 사람이 짜증을 내면 속으로 웃고 드라이하게 넘겨라. 그리고 그 사람의 태도와 감정이 나에게 전이되지 않게 그냥 무덤덤하게 대응해라. 내 정신건강에 그게 좋다.
2) 재미있는 생각을 하기
: 나는 열받는 일이 생길 때 재미있는 영상을 본다. 영상 보는게 힘들면 그냥 이런 생각을 한다.
어차피 여기는 회사고, 회사에 너무 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다. 회사는 내 인생의 목적을 달성해줄 수단에 불과하다. 나는 어디든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


좋은 책: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저자가 쓴 책이다. 책 제목이 참 좋았다. 이 책에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여기에 공유해본다. 

먼저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체크해봤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조직원을 성장시키기 보다는 소진 시키는 곳이고, 합당한 보상은 중립 이하, 업무시간 선택은 괜춘, 공간 사용의 자유 없음. 미래 비전은 뻔하고, 창의적인 일 권장하지 않음. 긍정적이기보단 부정적인 집단에 속해있다. 

  • [ ] (성장) 조직원을 성장시키는 회사인가, 소진시키는 회사인가?
  • [ ] (연봉) 내가 생산한 가치에 '합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
  • [ ] (워라밸) 업무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가
  • [ ] (의미) 미래 비전이 특별한 회사인가, 뻔한 회사인가
  • [ ] (재미) 창의적인 일을 계속 할 수 있는가
  • [ ] (인간관계) 긍정적인 집단에 속해 있는가

이 책을 읽고나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계속 다녀야하는 것인지 고민이되기 시작했다. 뭐, 어느 회사나 다 비슷하긴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비전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그렇기에 10년 뒤에도 회사가 존재한다? 라는건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빨리 관련 자격증이나 공부를 해서 이직을 하거나, 아니면 완전 새로운 분야로 공부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파이프라인을 더 늘리거나 그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조언하고 있다. 이 조언을 꼭 잊지 말기.

회사에서 몸값을 더 올리고 살아남기 위해 목숨 걸지 마세요. 우리나라에 억대 연봉자가 몇 명인지 아시나요? 2017년 연말정산 결과 전체 회사원의 3.7%입니다. 임원 수는 전체적으로 4% 정도 되고, 대기업 임원은 2%로 바늘구멍입니다.

회사에서 살아남고 버티기 위해 애쓰지 말고, 자신의 자산과 실력을 쌓아 나가기 위해 애쓰세요. 그래야 이직도 잘할 수 있고, 회사가 더 이상 우리를 지켜 주지 못할 때 프리랜서든 창업이든 진정한 독립을 할 수 있습니다.

 

 

실수

사람은 왜 실수를 하는걸까?
이번 달에서 내가 한 실수가 어림잡아 10건은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이런 실수들을 줄이려고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여러차례 다시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근데, 그렇게 해도 못 보고 지나치는 실수들이 있다. 한 곳에 매몰되어 있을 때 특히나 이런 실수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남들에게 검토를 요청해도 본인 일이 아니면 솔직히 그렇게 열심히 봐주지 않는다. 남이 실수해도 내가 그 실수한 문서를 잡아내지 못하면, 그것도 결국 내 실수다. 너무나 많은 실수를 하는 나, 그래서 부쩍 예전보다 겸손해졌다. 예전에는 '단 하나라도 실수하면 안돼!' 근데, 지금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런 마인드로 바뀌었다. 그래도 실수가 나면 안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2021년 8월의 목표 결과: OPIC AL 실패

결과적으로 이번 오픽 시험은 AL을 받지 못했다. 그 보다 한 단계 낮은 IH를 받았다. (IH 후기도 곧 올릴 예정이다) 이번달 내 목표는 실패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언어도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 당시에AL를 받았어도, 꾸준히 그만큼의 영어를 꾸준히 말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AL 받은 것에 자부심 같은게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시험은 다시 볼 생각은 없다. 왜냐면, 응시료가 너무 비싸고 AL을 꼭 맞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 뒤에 다시 볼 것이다. 시간은 부족한데 해야할 일은 많다. 근데, 또 막상 주말같은 시간이 오면 놀게 된다. 

2021년 9월 목표: 9월 목표는 제테크에 집중해야겠다. 어차피 내가 오픽을 AL받든, 토익을 보든 어쨋든 취업을 해서 누군가의 노예로 살아야하는데, 그렇게 살다가 평생 내집장만 못하고 끝날 것 같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제테크에 좀 더 집중해서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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